전주교구의 작은교회 공소를 찾아서(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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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08-24 조회 2,942회본문
고창성당(주임=김대영 신부) 관할 심원공소는 전북 고창군 심원면 연화2길 34-4번지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동백과 꽃무릇으로 유명한 선운산을 걸치고 있다.
1967년 9월, 고창 본당 2대 주임 배영근(요셉) 신부 재임 때 고창군 심원면 연화리 190번지에 손두예(데레사) 초대회장과 신자 20명의 신앙공동체인 초가집 공소가 설립되었다. 이후 신자들의 증가로 새 강당이 필요, 공소 신자들이 찹쌀떡을 팔고 볏단을 걷어 건축기금에 보탰으며 고창본당의 협조로 지금의 자리에 벽돌 경당이 세워졌다. 1980년 1월 21일 김재덕(아우구스티노)주교의 주례로 축성식을 거행하였다. 2007년 부산 교구 3지구 울뜨레아의 도움으로 제대, 십자가, 독서대, 방석을 마련하여 경당 내부를 정비하였으며 2010년에는 경당 주변에 주차장을 만들고 나무심기와 지붕개량 등의 환경정리 작업도 하였다.
교통편이 좋지 않아서 주일미사를 고창본당으로 힘들게 다니던 신자들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성 손선지 베드로 수도원’이 심원공소 안에 설립되어 2012년 11월 21일 전주교구 총대리 유장훈(요셉) 몬시뇰의 주례로 축성식과 함께수사 두 분이 상주하게 되면서 공소에서 미사 참례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주일 오전 7시, 10시 30분과 평일 오전 7시에 매일 미사가 있으며 주일미사 참석자 수는 40~60명이고, 50~80대가 대다수인 가운데 귀농, 귀촌 가구도 3세대이다.
공소 모임으로는 공소회장, 여성대표, 재정대표, 선교대표, 구역장, 반장들이 월 1회 모이는 대표자 회의가 있고 심원, 부안, 상하, 해리 4개 반 모임과 거룩한 독서, 바오로회가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어서 여느 본당 못지않게 단체 활동이 활발하다.
공소의 날인 1월 21일에는 장기자랑, 게임, 음식 나눔으로 공동체의 생일을 기념하고 있으며 가을마다 성지순례를 가는데 작년에는 감곡 매괴 성모 순례지를 다녀왔다. 또 심원, 해리, 상하면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월 2회 반찬 배달 봉사도 꾸준히 하고 있다.
2대 공소회장인 오내연(바오로) 형제는 “교회를 알지 못하다가 손 데레사 초대회장의 전교와 헌신으로 신자가 되었어. 공소예절을 하면서 주일미사는 고창성당으로 나가고 목요일에는 묵주신공을 바쳤지. 수도회 신부님이 오셔서 매일 미사 참례할 수 있으니 너무 감사하지!”라며 신앙생활을 돌아보았다.
현재 회장으로 봉사하는 황점술(라파엘) 형제는 심원공소에 통합된 안현공소에서 공소회장을 역임하였고, 벽돌을 찍고 흙, 나무를 지게로 날라서 직접 공소를 건립하였는데 근처에 개신교회가 들어서면서 신자들을 회유했지만 “신앙생활을 안 하면 안 했지, 개신교로는 안 간다!”하시며 꿋꿋이 신앙을 지켰다.
2016년부터 공소에서 사목하는 김정열(대건안드레아)수사는 “어르신들이 수시로 청소하고 풀을 뽑는 등 자기 집처럼 공소를 가꾸고 있으며 초대 공동체의 모습을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심원공소만의 정겨움을 자랑했다.
현재 공소에는 김 대건안드레아 수사 외에 김혁(알베르토) 수사, 이충기(마르첼리노) 수사가 신자들과 함께 생활하며 주일마다 공소 신자들을 위해 차량 운행을 하고 있다.
세월이 지나고 신자들이 늘면서 협소해지고 비가 새는 지붕과 불안정한 지반으로 인해 경당뿐만 아니라 낡고 열악한 환경의 수도원도 재건축이 필요한 형편이라서 공소 건축기금을 모으고 있다. 어려울 땐 서로 돕고 기쁨을 나누며 슬픔을 위로하면서 살아온 심원공소 신자들은 매일 미사를 봉헌할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오늘도 변함없이 공소를 지키고 있다.
취재 | 이미원 미카엘라(교구 기자단), 사진 | 최기우 프란치스코, 전미자 글라라, 윤영 아타나시오(교구 가톨릭사진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