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하시면,

많은 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의 말씀

2024.11
24
메뉴 더보기

기획/특집 목록

SNS 공유하기

전주교구의 작은 교회 공소를 찾아서(24)

신앙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지역복음화의 산실 태인공소

페이지 정보

작성일2021-02-22 조회 1,617회

본문

2015년 태인공소 새성전 축성식
2015년 태인공소 새성전 축성식

태인 읍내 도로변에 위치해 있는 태인공소는 오랜 세월을 머금고 있는 특별함이 묻어있는 곳이다. 그리 심하지 않은 경사면 위에 단정하게 일자형으로 가로누운 오래전 건물이 옛 공소이다. 2015년 축성식을 한 새 공소는 옛 공소 건물 바로 옆에 지어졌다.

신태인성당(주임=장상호 신부) 관할 태인공소는 전북 정읍시 태인면 태산로 2924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태인성당의 전신인 태인성당이 자리했던 곳이다. 1935년 능교본당이 태인면으로 본당을 이전하면서 태인본당이 설립되었다. 처음에는 본당으로 출발하였다가 다시 한번 본당을 신태인 지역으로 옮김으로써 1955년 공소로 전환되었다.

한국전쟁 때는 인민군 본부로도 사용되었던 태인공소는 90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풍상을 겪었다. 허름한 목조 건물인 옛 공소가 더 이상 사용하기 힘들 정도로 너무 낡아 그동안 수차례 신축을 계획했지만 여건이 안 돼 번번이 포기해야만 했다. 7살에 이사와 이곳에서 뛰어놀았다는 공소 최고령 신자 한영준(살비오, 86) 형제는 수수깡으로 벽채를 세우고 흙으로 붙인 옛날 건물이라 사방팔방에서 바람이 불어 신자들이 너무 안쓰럽다면서 전신자에게 털 슬리퍼를 사준 김진철 신부의 고마움이 지금도 생각난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옛 공소의 보존 문제로 신자들의 의견이 양분되었을 때 김봉술 신부(당시 신태인성당 주임)의 신앙유산을 지켜야 한다는 믿음이 큰 역할을 했다. 옛공소는 리모델링(7천만 원 소요)하여 보존할 수 있게 되었다. 부지 매입 비용은 들지 않지만 건축기금 7억 원을 마련하기가 막막한 상황이다. 공소 신자는 200여 명이지만 주일 미사에 꾸준히 나오는 신자가 80여 명에 불과한데 대부분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어르신들이다.

이루어질 것 같지 않던 새 공소 건립의 꿈은 2012년 이재방(요셉) 선교사가 부임하면서 조금씩 현실이 되어갔다.

이 선교사와 신자들은 오디, 산야초 효소 등 신자들이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판매하고 수도권 지역 본당을 방문해 도움을 청했다. 공소신자들은 넉넉지 않은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신축금을 봉헌하였다.

1938418일 성전 상량식을 한 후 정확히 77년 만인 2015418일 태인면 현지에서 이병호 주교(전주교구 재7대 교구장) 주례로 새 성전 축복식을 거행하는 벅찬 기쁨을 누렸다.

1993년 구세주의 어머니(단장=김순자 아니시아) 쁘레시디움이 10명의 단원을 시작으로 창설되어 현재는 평화의 모후(단장=유양순 노엘라) 쁘레시디움 두 팀이 활동을 이어와 태인공소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김순자(아니시아) 자매는 시골의 작은 공소이지만 할 일이 많아요. 활용할 수 없는 경사진 땅을 사용하기 위해 가정 돌 모으기 운동을 벌여 집집마다 가져온 돌과 흙을 쌓아 주차장으로 사용하고 꽃도 심었어요.”라며 단단한 결속력과 우애를 자랑한다. 김장수(요셉) 공소회장은 고령의 신자가 많다 보니 성당에서 운행하는 차량 이용이 불편하여 미사 참석을 못하는 신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전 신자가 한마음으로 힘들게 이룩한 거룩한 성전이 지금은 코로나 사태로 미사 없는 공소이다 보니 믿음이 소멸되는 것 같아 마음이 안타깝고 하루속히 공소에서 미사가 재개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어느 공소나 마찬가지로 젊은이가 없는 것이 안타깝지만 행사가 있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자기 일처럼 해내는 끈끈한 유대감은 태인공소의 자랑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공소신자들이 똘똘 뭉쳐 태인공소가 새로운 본당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는 그날이 올 때까지 의욕적인 활동을 기대해본다. 

취재 : 김도숙 율리엣다(교구 기자단), 사진 : 최기우 프란치스코, 전미자 글라라, 김창식 베드로(교구 가톨릭사진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