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정평위,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미사 봉헌[가톨릭평화신문 2024-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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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4-04-18 조회 470회본문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미사 집전을 위해 주교단이 입장하고 있다.
유가족 위로, 재발방지대책 촉구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는 15일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미사를 봉헌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을 기렸다. 성당을 가득 메운 사제와 수도자·신자들은 희생자 304명의 이름을 차례로 부르며, 희생자들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기도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가 15일 목포 산정동성당에서 세월호 참사 10주기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날 미사는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장 김선태 주교(전주교구장) 주례와 사회주교위원장 문창우 주교(제주교구장),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광주대교구장 옥현진 대주교,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원장 박현동 아빠스, 서울·광주·대전·마산·부산·수원·안동·인천·의정부·전주 등 전국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김선태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희생자들을 진심으로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것이 유가족의 슬픔과 고통에 진심으로 함께하는 것이며,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 중에는 사회주교위원회 명의의 세월호 참사 10주기 담화가 발표됐다. 사회주교위원장 문창우 주교는 담화에서 “세월호 참사가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것은 최근까지 그와 비슷한 사회적 참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현실”이라며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국정을 운영해 주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이어 “우리가 세월호 참사로 소중한 목숨을 잃은 희생자 유가족의 깊은 슬픔과 고통을 헤아리며 그들의 손을 잡아 준다면, 그들은 위로받고 용기를 얻으며, 세상은 더욱 따뜻해질 것”이라며 신자들에게 사회적 약자를 향한 열린 마음과 연대를 호소했다.
세월호 10주기 추모 미사에 참여한 유가족이 참사로 희생된 자녀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미사에 참여한 단원고 2학년 4반 고 김웅기(재준 이냐시오) 학생 어머니 윤옥희(데레사)씨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다른 재난 참사 피해자들이 연대해 생명이 존중되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2학년 6반 고 이태민 학생 어머니 문연옥(아셀라)씨는 “참사가 일어났을 때는 신자로서 하느님 존재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가져 냉담했지만, 10주기 미사를 봉헌하며 다시 주님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제 아이와 희생자들이 참사의 고통을 잊고 주님 곁에서 천사가 되어 살아가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부산에서 온 홍삼화(엘리사벳, 부산 중앙본당)씨는 “희생자들이 하늘에서는 더 이상 아픔을 겪지 않고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미사에 참여했다”며 “10년이 됐는데도 잊지 않고 많은 사람이 모였다는 것이 의미가 크다. 앞으로도 기억하고 함께하겠다”고 전했다.
이날 세월호 참사 10주기 추모 미사가 끝난 뒤 사제와 수도자·신자들은 희생자들을 위한 연도를 바쳤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