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고집센 남편에게 시달리면서도 자신의 생활방식을 바꾸지 못하는 평범한 주부 델마와 독신생활을 즐기는 웨이트리스 루이스는 어느날 주말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여행도중 휴식을 취하기 위해 들어간 조그만 시골 술집에서 사고가 발생한다.
남편에게 해방된 델마는 기쁜 나머지 술을 마시고 모르는 남자와 춤을 춘다. 하지만 남자는 치한으로 변해 주차장에서 폭력을 휘두르며 강간하려하고 루이스가 권총을 가져와 델마를 구해준다. 그때 남자가 성적인 모욕을 가하자 루이스는 자기도 모르게 남자를 살해하고 만다.
루이스는 애인 지미에게 도피자금을 부치게 하고, 델마는 남편의 냉정한 태도에 멕시코로 도망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남에게 쉽게 마음을 열어주는 델마 때문에 길에서 만난 사기꾼 청년 제이디에게 도피자금을 도둑맞고 만다.
이 후, 두사람은 슈퍼에서 강도짓을 해 돈과 음식을 마련하고 여행을 계속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찰의 수사망은 좁혀오고, 그들의 우정관계 역시 끈끈한 인간의 정으로 이어진다. 뒤쫓아 오는 경찰과 트럭 운전사를 따돌리고 아리조나 그랜드 캐년에 도착한 델마와 루이스...
통과하자는 델마의 외침과 함께 루이스는 벼랑을 향해 악셀레이타를 힘껏 밟는다.



작품해설

우리나라에선 직배사의 횡포로 소송이 걸려 극장 개봉이 지연되었으나, 별로 흥행성 없는 소재라는 제작 당시의 판단에 비해 미국 내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 일으켰던 작품. <블레이드 러너>의 리들리 스코트 감독은 시원하고 박진감 넘치는 화면을 만들어냈고, 본격적이고 차분한 페미니즘 영화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전개에 실망할 수도 있다. 이 영화로 칼리 쿠리는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했다. 지나 데이비스, 수잔 새런든은 할리우드의 여성파워를 대표할 만한 배우들로 이 영화를 힘있게 만드는 주역들이다. 도피 중인 두 여자에 동정적인 형사로 나오는 하비 카이텔은 <비열한 거리> 등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영화에 주로 출연했던 연기파. 잘 빠진 사기꾼 역의 브래드 피트는 미워할 수 없는 귀여움을 연기하며, 이 영화에서 '6천 달러짜리 하룻밤'으로 크게 주목 받았다. 가정과 사회 생활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여성들이라면 오랜만에 통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 속도감 있고 시원시원한 전개 끝에 맞는 라스트의 정지 화면 또한 매우 멋있다. 순응하며 사느니, 죽음으로 뛰어넘겠다는 결단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버디무비와 로드무비를 좋아하고, <내일을 향해 쏴라>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는 사람에게도 권한다. 한스 짐머의 음악도 탁 트인 화면과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