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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교구 수해복구 현장을 찾아서[가톨릭 신문 2002-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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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0-01-22 조회 1,9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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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잇따른 봉사의 손길…“절망속에도 희망 가득”

아무 것도 건질 것이 없어 보였던 절망의 땅은 형제들이 흘린 땀 한방울 한방울에 희망의 대지로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탄식만이 그득했던 땅을 채워 가는 것은 단순한 나눔의 손길이 아니라 사랑이 펼쳐내는 기적의 향연임에 분명했다. 모든 것이 쓸려간 현실 앞에 넋 놓고 있던 손을 잡아 일으켜 주고 눈물마저 메마른 얼굴을 씻어준 이는 낯도 모르는 「봉사자」라는 이름의 「형제」였다.

진흙뻘과 쓰레기로 가득했던 옛 삶의 터전은 봉사자들의 분주한 발길이 일으키는 흙먼지 속에서 재기의 땀방울과 어울려 희망을 빚어내고 있었다. 사랑을 빚어내는 아름다운 사람들 속을 다녀왔다.

복구작업 활기

⊙…태풍 「루사」로 피해를 입은 여러 지역의 복구를 위해 많은 신자들의 봉사 손길이 줄을 잇고 있다.

이번 수해로 정선역 일대가 완전히 침수돼 신자 65가구 300여명이 피해를 입은 춘천교구 정선본당(주임=조규남 신부)에는 9월 3일부터 각지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줄을 이어 복구작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인근 봉양초등학교에 마련된 이재민 대피소에는 피해를 입지 않은 신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점심과 저녁식사 배급을 하고 있다. 또한 정선역 주변 가옥에서는 지난 7일부터 서울 천호동과 상계동본당, 일산 중산동본당, 양평 평화의 집 등 전국각지에서 찾아 온 자원봉사자들이 도배 및 진흙 제거작업에 나서고 있다.

또한 광주대교구 벌교본당 정경수 주임신부와 수녀, 신자들은 400mm이상의 폭우와 강풍으로 물이 잠겼던 광주대교구 고흥성당 「로사리오의 집」을 직접 찾아 수해 복구작업에 구슬땀을 흘렸다.

⊙…대구 불로동 범어동 상인동 신암동 동촌 등 여러 본당 신자들도 김천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펼쳤다. 대구가톨릭대학교(총장=김경식 신부)는 신학생들과 가톨릭 학생회를 주축으로 수해복구 자원봉사단을 구성 9월 5~6일 양일간 경북 김천 수해현장을 찾아서 수재민들의 아픔을 달랬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마치 내 일인 양 복구에 나선 300여명의 학생들은 이날 김천 지좌동 지역 인근 축사와 농가, 침수된 가옥, 제방유실 복구 등으로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춘천교구 노암동본당 정기원 주임신부는 비가 그친 2일부터 신자들의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실의에 빠진 수해민을 위로하느라 분주한 상태. 본당 수녀들은 매일같이 신자가정을 찾아 음식을 전달하고 복구작업에 직접 동참하고 있다. 현재 노암동본당은 교육관을 수해복구지원센터로 운영, 집을 잃은 사람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본격적인 복구작업이 계속되던 4일 노암동본당은 수해현장에 무료급식소를 설치하고 매일 100여명의 수해민들에게 사랑의 도시락을 전달하고 있다. 신자 가구 가운데서 집이 완파됐거나 무료급식소를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자원봉사자들이 직접 배달하기도.

각 수도회도 복구에 한몫

⊙…수도회의 지원과 도움의 손길도 잇따르고 있다.

사랑의 선교수녀회는 9월 7일부터 이틀간 강릉 노암동일대 수해민 가정을 찾아 이불과 쌀 등 각종 생필품과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격려했다. 또 스승예수의 제자회 김희숙 수녀 본가가 물에 잠기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자 허란 지부장 수녀를 비롯한 16명의 수녀들은 8일 새벽 일찍 각종 구호물자를 싣고 현장을 찾았으며 복구작업에 동참했다.

또 성바오로딸 수녀회 간호사 출신인 한 수녀는 휴가를 반납하고, 강릉 노암동을 찾아 수해 환자를 돌보고 예방접종을 해주는 등 자원봉사에 힘을 보탰다.

대구 포교 성베네딕토수녀회는 본원과 각 수녀원 분원에서 청주교구 황간지역, 대구대교구 김천지역 등지에 복구활동을 나가는 등 활발한 지원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샬트르성바오로수녀회 대구관구(관구장=이귀순 수녀)도 금요일마다 단식을 해 모은 성금을 마산교구 와 김천지역 신자들에게 전달하고, 9월 9일 김천 지례지역을 찾아 복구에 힘쓰는 등 지속적인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예수성심시녀회(총원장=이광옥 수녀)도 수해지역을 찾아 복구에 도움을 주고, 직접 만든 된장과 간장 등을 수재민들에게 나눠주는 등 온정의 손길을 전했으며 성가소비녀회도 봉사활동을 펼쳤다.

청소년들도 구슬땀

⊙…전국적으로 자원봉사의 손길이 줄을 잇는 가운데 청소년들도 참여, 구슬땀을 흘렸다. 강원도청소년자원봉사센터 동아리 학생들과 봉사자, 살레시오수녀회가 운영하는 수원 나자렛집 청소년과 수도자들은 도움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원주 북평본당 삼화공소 복원에 힘을 보탰다. 청소년들은 손수레 10대를 사와 토사와 쓰레기로 뒤덮인 공소를 깨끗이 청소했고, 공소 인근의 매몰된 가옥 복구작업에도 참여했다.

진흙 뻘 된 전답‘발만 동동’

⊙…신자 3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양양은 지난 5일 양양 시내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복구가 진행됐다. 하지만 도로가 유실되거나 전화불통으로 피해상황이 알려지지 않은 산간 마을에는 도로복구만 간간이 진행될 뿐 침수가옥과 논밭 피해에 대한 복구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어 농민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9월 5일에야 도로가 복구돼 외부와 연락이 가능해진 강원도 양양군 현북면 명지리 김광식(요셉?46?양양본당 현북공소)씨는 『구호품이라고 받은 것은 생수 10통과 구호품 박스 1개뿐이었다』며 『아직도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촛불을 켜놓고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교구 쌍호공동체의 경우도 신자 가옥은 침수피해를 면했지만 농작물의 피해는 막대하다. 게다가 빠른 시일 내에 물에 잠긴 벼 나락을 일으켜 세우지 않으면 올해 추수를 아예 포기할 상황이다. 한 신자는 『현재 군 인력이 나서고 있지만 일손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산간마을의 경우 농사를 주업으로 하고 있어 생계유지를 위해서는 피해를 입은 농지의 복구작업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하는 형편이다. 하지만 도시와 농촌 전체가 워낙 대규모 피해를 입은 데다 상대적으로 언론 보도가 강릉과 동해 등 도시지역에 편파적으로 집중돼 있어 피해 농민들은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형편이다.

⊙…태풍의 상흔이 짙은 대구대교구 가천본당 관할 지역도 가축과 비닐하우스 및 논밭 대부분이 유실된 상태. 전답 4만5000평이 비바람에 휩쓸렸고, 3만여평의 논은 토사 등으로 제구실을 전혀 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가천본당 동원?신계공소 신자 가옥 4채가 부서져내려 현재 온가족이 이웃집에서 숙식을 하고 있다.

특히 큰 피해를 입은 가천 청소년 수련원 캠프장은 장비 부족으로 복구에 손도 쓰지 못하고 있으며 제3캠프는 진입로 유실로 접근조차 힘든 상태다.

전주교구 남원, 무주, 진안, 장수, 순창, 임실 지역도 대부분의 농경지가 유실됐고 침수된 벼의 복구율도 낮은 형편이다.

사진설명 ;

강원도 청소년자원봉사센터 청소년들과 수녀들이 원주 북평본당 상화공소 복원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벌교본당 신자들이 침수됐던 고흥성당내 로사리오 집을 찾아 복구 작업을 돕고 있다(사진위).

청년 봉사자들이 매몰된 한 신자 가옥의 토사를 퍼내고 있다.

가톨릭대강남성모병원은 동해, 삼척 지역으로 의료봉사단을 파견, 수해로 인한 수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우들을 돌보고 있다.

김천지역 수해현장을 찾은 대구가톨릭대학교 신학생 봉사단이 수해로 무너진 제방을 복구하고 있다(사진위).

수해 피해를 입은 김천지역 한 신자 식당을 찾은 대구대교구 여러본당 신자들이 각종 주방 용품의 세척을 거들고 있다.

〈합동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