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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특집-전국 각 교구장 성탄 담화[가톨릭신문 200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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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0-01-22 조회 1,707회

본문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

예수님 성탄은 희망의 사건

예수님의 구원의 빛이 우리 겨레와 온 누리에 비추어지기를 빕니다. 우리 사회와 자신의 모습을 성찰해봅시다. 불균형과 차별은 점점 더 심화되어가고 불합리한 정치적 사회적 구조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탄은 우리 안에 숨겨진 불평등한 현실을 바라보고 우리 시선을 가난한 이들 안에 계신 주님께로 돌리는 때입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은총이 어느 때보다 아쉽고 그리운 이때 주님은 평화의 왕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은 희망의 사건입니다.

며칠 전에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새 대통령을 맞았습니다. 새 대통령은 흩어진 국민의 마음을 모으고 남북의 화해와 평화 통일의 길을 열며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며 우리 사회에 만연된 부정부패를 일소하는데 모범을 보이며 앞장서야 합니다. 또 정의롭고 깨끗하며 똑바른 사회를 이룩하는데 모든 힘을 다 기울여야 합니다.

성탄절을 맞아 겨레와 교회에 가슴 벅찬 기쁨의 소식을 전하며 아기 예수님의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과 가정, 우리 사회와 남북한 민족 모두에게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

사랑을 가득 채우러 오신분

예수님이 탄생하신 것을 온 세상은 경축하고 있습니다. 그분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우리에게 오신 것이고 그것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우리를 사랑하는 분이 생겼습니다. 그분은 병든 사람, 죽어가는 사람을 고쳐주시고 살려주셨습니다. 천대받는 사람의 편이 되시고 죄인을 용서하셨습니다. 그분은 오늘도 그런 사랑을 우리에게 베푸십니다.

그분은 보통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에게 오신 것입니다. 그분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시고, 사랑이 부족한 모든 사람에게 사랑을 가득히 채우기 위해서 이 세상에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지극히 사랑하시고 나를 잘 알뿐만 아니라 나를 지극히 사랑하십니다. 그래서 나를 지극히 사랑하시는 분이 나에게 생겼고 나도 그분을 지극히 사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성탄에 우리가 참으로 그분을 맞아들이면 그분의 사랑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분의 사랑으로 남을 자기같이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사실 이것이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고, 이 필요가 충족되도록 큰 사랑을 우리에게 주시는 예수님의 탄생을 이 세상 모든 사람과 함께 우리 모두는 기뻐하여야 할 것입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

가정에서 묵주기도 바치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발표하신 사도적 서한 「동정 마리아의 로사리오」를 통해 우리 신앙인들이 바치는 로사리오 기도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를 자세히 설명하십니다. 로사리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일생을 따라 특히 중요한 신비를 차례로 묵상하게 하기 때문에 말하자면 복음의 요약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입으로는 성모송을 바치며 마음속으로는 그리스도를 바라보게 하는 이 기도는 단순하면서도 마리아의 모범을 본받아 주님을 가까이 따르도록 이끌어 줍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번 서한을 통해서, 2003년 10월까지 한해 동안을 「로사리오의 해」로 선포하셨습니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특히 평화와 가정을 위해 함께 기도하기를 당부하십니다. 또한 우리의 일상적 삶에서도 우리는 평화를 저해하고 파괴하는 풍조가 크게 확산되고 있음을 잘 압니다.

다른 어디에서보다도 가정의 파괴에서 그것을 잘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교황님께서 로사리오의 해를 선포하시면서 「가정」의 성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하시는 당부는 우리에게 참으로 시의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 가정에서 모든 가족이 함께 로사리오 기도를 드리던 전통을 우리가 오늘에 되살려 이를 실천한다면 가정의 모든 문제는 거의 자동적으로 해결될 것입니다.

많은 경우에 아직도 그 빛은 어두움 속에서 비치고 있지만, 어떤 상황 속에서도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습니다.

*부산교구장 정명조 주교

민족의 희망 이야기할 때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 함께 구세주의 탄생을 기뻐합시다. 오늘 구세주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죽음의 문화가 넘실대는 이 세상에 생명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우리 주변의 삶에서 생명을 거스르는 것들을 치워버립시다.

인간 생명의 요람인 가정이 해체되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무너져 가는 가정을 지켜야 합니다. 가정이 바로 서지 않으면 사회가 바로 설 수 없습니다.

이제 대통령 선거도 끝이 났고 머지않아 새 정부가 들어설 것입니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애썼던 사람들도 참으로 이 나라를 위하여 바람직한 대통령을 뽑겠다고 선거 운동에 참여하였다면, 지금 당선자의 주변에서 멀어져야 합니다. 자기가 원하는 사람을 당선시켰으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물러나야 합니다. 당선자는 민족 앞에 참으로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 민족의 희망을 이야기합시다.

이 해를 보내면서 모든 신자들이 그리고 우리 반공동체가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오늘 구세주께서 태어나셨다는 기쁜 소식을 구체적으로 전합시다.

*대전교구장 경갑룡 주교

모든 이에게 빛과 사랑을

성탄은 빛과 사랑의 축제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몸담고 있는 우리 사회는 매우 어둡고 사랑이 메말라 있습니다. 온 세상이 한결같이 예수 성탄을 나름대로 경축하고 있지만 세상은 빛이 없어 어둡고 사랑이 없어 삭막합니다. 그것은 이 땅에 빛을 비출 사람이 없기 때문이고 이 땅을 사랑으로 적셔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령의 도움으로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고 사랑을 이웃에게 나눠줄 수 있습니다.

몇 일 있으면 또 한 해가 가고 새해를 맞습니다. 새해는 언제나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희망에 대한 확신이 강하면 강할수록 그만큼 기쁨에 찬 기다림을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새해(2003년) 우리 교구 사목지표를 「복음적인 친교 공동체 건설의 해」로 정하고 사목교서를 발표했습니다.

복음적인 친교 공동체는 복음이 살아 숨쉬는 공동체를 말합니다. 사도행전 2장 44절에 나오는 초대 교회처럼 복음적 사랑으로 친교가 넘치는 공동체, 가진 바를 서로 나누어 상부상조 하는 공동체, 한마음으로 좋으신 하느님을 찬미 찬양하는 전례 공동체입니다.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세상 밝히는 빛이 되길

오늘날의 시대적 불행과 비극은 경제 문제에 있다기 보다는 인간성 상실에 있습니다. 삶의 원천이자 원리로서 인간이 가장 소중히 해야 할 부성과 모성의 아름다움이 상실되어 가고 있습니다.

인간 서로의 생명을 가능하게 하고 풍요롭게 해주는 희생정신이 메말라 가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수많은 가정이 소리없이 무너져내리고 수많은 태아가 부모의 손에 의해 죽어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성탄은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어 주는 사랑, 필요하다면 상대방의 운명에 동참하여 생명까지 조건없이 건네주는 사랑이 우리 모두 안에서 새롭게 태동되며, 실제 삶으로 구현되어야 한다는 초대입니다.

사랑의 문화와 생명의 문화를 건설하자는 요청입니다. 이것이 성탄의 정신이며 빛입니다.

이번 성탄절을 통하여 우리 모두가 사랑과 용서가 가득 찬 삶으로 가정과 사회를 환히 밝히는 빛이 되기를 바랍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라는 말씀이 진정 우리 모두의 현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

고통받는 이웃 사랑해야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은 경제가 인생의 품위를 좌우하게 되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난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도 예수님의 탄생은 희망을 갖게 합니다.

예수님은 가난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시려고 마구간에서 탄생하셨기 때문입니다. 또 육체적으로 고통받는 이들이 많습니다. 예수님은 육체적으로 고통당하는 모든 사람들 마음을 다 아십니다. 그들을 위로하십니다.

예수님 말씀을 따르려고 신도가 된 우리는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하신 예수님을 닮아야 합니다. 이웃의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해야 합니다. 특히 동족인 북한 형제 자매들을 위해서도 기도와 도움을 펼쳐야 합니다.

우리는 과거에 오신 예수님께 경배드리면서 지금 우리 마음에 탄생하시기를 또한 기도합니다. 그분은 과거 인물이 아니며 지금도 우리들 가운데 탄생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심으로써 우리 삶을 새롭게 하여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좋아하시는 자리를 마련해야 합니다. 2000년전 처럼 예수님께서 탄생하실 자리를 마련하지 않고 무심하게 지냄으로써 또 다시 마구간을 찾게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힘든 한해였습니다.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가지고 슬퍼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우리는 들뜬 분위기에서 과소비를 해서는 안됩니다. 가지고 있는 것을 이웃들에게 나누며 성탄을 차분하게 이해해야 하겠습니다.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

‘사랑의 문화’정착에 매진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천사들의 입을 통해 『오늘 밤 너희의 구세주께서 나셨다』(루가 2, 11)는 기쁜 소식을 들었습니다. 우리 모두 환호하며 목동들처럼 말구유로 달려가 아기 예수님께 경배를 드립시다.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하느님의 아들이 몸소 사람이 되시어 인간 세상에 오셨습니다. 이는 우리가 하느님 아버지와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를 말해 줍니다.

수원교구는 올해 시노두스 결정문인 「소공동체 활성화」와 「청소년 신앙생활 활성화」 실현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여기에 깊은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실천에 옮겨야 하겠으며, 아울러 「주 5일 근무제」로 생긴 여가 선용과 「사랑의 문화」 정착을 위해 모든 신자들이 복지활동에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우리를 구원하러 오시는 예수님을 기쁘게 영접합시다. 그리고 성탄의 신비, 강생의 신비를 살아감으로써 우리도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작은 예수」가 되도록 노력합시다.

*원주교구장 김지석 주교

이웃의 소중함 깨닫자

인류 구원을 위해 이 세상에 강생하시는 구세주께 감사의 찬미를 드립시다. 연말 연시에 즈음하여 맞이하는 주님의 탄생 축일은 우리로 하여금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고 새로운 삶의 자세를 정립하는데 더 없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로서 이 세상에 강생하신 것은 오로지 우리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의 표현입니다. 그분의 삶은 자신의 안일과 세속적 출세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병든 사람,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힘없이 억눌려 살고있는 사람들에게 해방을 가져다주고 진정한 평화와 행복의 길이 무엇인지를 알려주기 위한 삶이었습니다.

지난 한해는 「복된 가정의 해」를 사목 목표로 하여 모두가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성 가정을 본받아 가정 성화에 주력하였습니다. 가정 안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성실히 수행함으로써 가족 서로에게 봉사의 삶이 되도록 강조해온 것입니다. 새해에는 좀더 우리의 시야를 넓혀 이웃의 소중함을 깨닫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서로에게 좋은 이웃이 되어주는데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사람이 곧 어머니요 형제요 자매입니다(마태 12, 50). 이웃이 있음으로 해서 나와 나의 가정이 행복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성탄과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분 모든 가정에 아기 예수님께서 풍성한 은총 베풀어주시기를 기원합니다.

*마산교구장 안명옥 주교

생명과 빛이신 말씀 전하자

아기의 모습으로 탄생하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태초부터 말씀이십니다.

그 말씀은 하느님과 함께 계십니다. 그 말씀은 생명 자체이십니다. 우주의 모든 만물은 생명 자체이신 말씀으로 말미암아 생겨났다는 것이 우리들의 믿음입니다. 생명 자체이신 말씀은 또한 빛이십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지금 그리고 여기라는 삶의 구체적인 현장 안에서 재현해야 할 성탄 축일의 의미는 말씀이 주시는 생명과 빛에 따라 사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생명이 본래의 신성하고 거룩한 가치를 극도로 훼손당하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생명공학 또는 유전공학 기술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생명을 목적으로서가 아니라,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시도가 일상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철저하게 그 위험성이 검증되지 않은 생명공학과 유전공학의 기술이 약속하는 꿈같은 미래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건강하고 반듯한 양심의 세력을 형성하여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불임의 시대, 열매를 맺지 못하는 척박한 시대에 생명과 빛이신 말씀을 전하고 희망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고 헌신하기를 기대합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

말씀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탄생하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그늘진 곳을 비추시는 「화해와 평화의 빛」으로 우리 가운데 나셨습니다.

지금 우리는 가족과 이웃이 받는 상처, 지역과 나라, 세계가 당면하고 있는 갈등과 분열을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들, 평화를 갈망하면서도 이기심과 탐욕 때문에 먼저 화해를 청하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삶을 살고 있는 우리 가운데 구세주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그분은 우리를 어둠에서 끌어내시어 화해와 평화의 길로 인도해줄 것입니다.

우리는 성탄의 신비를 우리자신과 이웃 안에서 구체화시킬 수 있기 위해서, 먼저 말씀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합니다. 말씀이신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시고(요한 1, 14), 그 말씀은 곧 참 빛이시며 세상 모든 사람을 비추고 있습니다(요한 1, 9). 그리고 우리는 말씀이신 예수님을 따라 이웃 안에서 평화의 길을 열어가야 합니다.

주님의 성탄은 새로운 삶의 축제입니다.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새로운 관계로 거듭나는 화해와 평화의 축제입니다. 크신 하느님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성탄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눠야합니다.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

‘사랑 희생 봉사’본받아야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세주 그리스도를 애타게 기다렸듯이 우리들도 그리스도의 탄생을 애타게 기다립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어둡고 메말라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 탄생이 은혜로운 사건이 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께서 우리 안에 오실 수 있도록 우리 마음과 삶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스도 탄생의 기쁨을 간직한 신자답게 생활 속에서 그리스도를 만나는 기쁨을 드러내고 그리스도와 살아가는 기쁨을 증거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이 은총인 것은 하느님의 구원이 우리 안에서 실현되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가 가져오신 구원에 몸을 던지고 삶에서 찾아나갈 때 비로소 성탄의 기쁨을 아는 사람이 됩니다.

벗을 위하여 희생하고 때로는 목숨을 바치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하여 힘이 되어주는 일은 그리스도께서 보여주신 모습이고 신자들이 가야할 길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랑과 희생과 봉사를 가장 많이 본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여러분이며 이것을 자랑스럽고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기 위하여 자신을 단련하고, 벗을 위하여 어려움을 마다하지 않는 참된 군인이 되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를 맞이하는 그리스도를 아는 사람입니다.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

작은 모습으로 오신 아기 예수

그분이 세상에 오셨으나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너무나 자신을 낮추어 나약하고 미천한 모습으로 오셨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누구보다도 약하고 작은 모습으로 오셨기에 모두 그 분을 몰라 뵈었습니다. 그러기에 그분은 세상의 누구도 억누르거나 정복하지 않았습니다. 구유에 눕혀진 채 두 손과 두 발을 허공으로 쳐들고 온전히 내맡기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세상 모든 이에게 평화의 원천이 되셨습니다.

우리가 누구에게 분노를 쏟아내고 규탄하기에는 우리 자신 안에 부끄러워해야 할 부분이 너무 큽니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 남을 비판하고 응징하기 전에 우리 자신의 죄를 살피고 통회하며 하느님의 용서를 청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예수께서 보여주신 침묵의 의미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돌아가실 때까지 이어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 침묵과 의탁이야말로 세상에 평화를 꽃피게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습니다. 오늘의 우리들도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긴장된 현실 속에서 누군가를 탓하며 살기보다는 예수 그리스도의 침묵과 의탁을 먼저 이어 받아야 할 것 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세상에 평화를 실현하기 위하여 힘있는 사람들에게 짓밟혀 상처받은 우리 주변의 작은 사람들, 나약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고 힘이 되어 주는 일에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에 갓난 아기의 모습으로 오신 구세주께 드리는 가장 진실한 예배요 찬양이며 다시 오실 구세주를 맞이하는 가장 합당한 기다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