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목현장> ‘성경통독’으로 말씀에 맛들어버린 중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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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10-10 조회 688회본문
매주 만나야 하는 일이 번거롭지는 않은가. 시간이 허락할 때 자유롭게 성경을 대하는 것 이상의 어떤 매력이 있는가? “집에서 혼자 읽으려면 솔직히 하기가 싫은데 함께하니까 더 읽어져요!”(김덕자 데레사)
9월 26일(목)저녁미사가 끝나자 레지오 회합실에 성경을 든 신자들이 하나 둘 모여든다. ‘눈과 귀를 열어 주시기’를 기도한다. 이윽고 마르코복음 읽는 소리가 가을밤에 높아진다. 어떤 반은 한 사람이 한 구절씩, 어떤 반은 번갈아 또 어떤 반은 모두 함께! 중앙성당(주임=김준호 신부)교육위원회가 ‘2019년 중앙성당 성경통독’을 처음 기획한 것은 지난 2월이었다. 보름 남짓 홍보와 신청을 받아 3월 15일 주임 신부의 마태오복음 입문 강의를 시작했다.
구약성경을 시작했다 중단하길 여러 번이었는다는 전병일 베드로 형제처럼 신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성경 읽기를 도전했다 중단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1주일에 한 번 한 주간 실천할 수 있는 말씀을 찾아, 오기 전에 한 번 읽고 여기 와서 되새기고 한 주간 실천해 보자고 신부님께서 말씀하셔서 비교적 친숙한 신약성경 4복음, 3776절이 올해의 목표가 되었다.”고 한다. 레지오 회합이 없는 목요일을 택한 것도 되도록 많은 신자들이 함께할 수 있게 하려는 의도였다.
7명에서 15명 정도 규모의 성인 11개 반과 중고등부, 청년 모두 13개 통독반은 베드로 반, 마태오 반, 시몬 반, 안드레아 반 등 성경 속 인물들의 이름을 달고 한 시간 가량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상반기에는 마태오와 루카를, 하반기에는 마르코와 요한복음을 읽기로 했다. 성경 읽기 전 기도, 말씀 읽기, 새김과 말씀 선택과 선포, 성경 읽은 후 기도를 마치면 한 시간 가량이 훌쩍 지나간다. 부담 없으면서도 함께함으로 지치지 않고 중단 없이 말씀에 맛들이는 중앙성당의 성경통독!
“항상 성경에 목말라요. 집에서 읽는 것도 안 되고 사정상 미사에 자주 오지 못하고 이렇게라도 모여서 하다 보니 좋아요.”(조정심 미카엘라)“혼자 성경필사 할 때와는 달리 함께 돌아가며 와 닿는 말씀을 나누는 것이 좋아요.”(최종규 마르티노) “같은 말씀이라도 다른 분의 감성으로 접해 보면 말씀의 숨어 있는 뜻을 다시 느낄 수 있어요.”(천상묵 율리아노)
통독 반원들은 처음 편성 때 서로 모르는 처지였다. 함께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여기 와서 알아지는 게 좋더라.”는 박희자 오틸리아 자매 말처럼, 말씀을 매개로 서로 반갑고 친해지는 장이 되고 있다. “같이 읽고 배우니까 즐겁고 신앙생활하는 것 같아요.”(박병수 대건 안드레아)수도자도 사목자도 함께 읽으며 “자기 소리와 다른 사람의 소리에 호흡을 맞춰요.”(구 베네디타 수녀)모임 시간이 끝난 후 한 구절 마음에 새기고 그 말씀을 실천하기로 다짐하며 돌아가는 표정들이 더없이 밝다.
늘 말씀과 친교가 함께하는 중앙성당의 통독 진도가 어느새 7부 능선을 넘고 있다. 부담 없이 함께 읽어 왔던 작은 한 걸음이 신앙 여정의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
취재 : 현화진 사도요한(교구 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