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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경의 기도 2: 마음을 모아 함께 하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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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3-08 조회 49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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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 둘이나 셋이 당신의 이름으로 모여서 기도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기도는 하나의 지향을 한 사람이 가지고 하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이 한 지향에 마음을 모아 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둘 이상이 모인 공동체가 한 가지 지향에 집중하여 기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합니다. 혼자서 하는 기도라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바칠 수 있지만 공동체와 함께 하는 기도는 그렇지 않습니다. 시간과 장소는 물론 기도의 형식도 하나로 통일되어 있어야 모든 구성원이 기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기도의 공동체적인 모습을 지키기 위해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것이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서 기도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 중재자입니다. 하나 혹은 다수의 중재자가 거대한 백성을 시간과 장소, 그리고 형식 안에서 이끄는 것이 백성 모두가 기도에 집중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성경에서는 백성과 함께, 백성을 대신해서 기도하는 중재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중재자는 모세입니다. 모세야말로 하느님과 인간 사이에서 기도를 중재하는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에게 특별한 자리를 주셨고(탈출 32,10; 33,6 참조), 그를 생각해서 이스라엘을 구해주기도 하셨습니다(탈출 33,17 참조). 

두 번째 중재자는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왕들입니다. 정치와 종교가 하나로 일치되어 있었던 이스라엘에서 왕은 정치 지도자이면서 동시에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고 백성과 함께 기도하는 중재자이기도 하였습니다. 대표적으로 나탄예언자로부터 왕조에 대한 예언을 듣고 감사기도를 드린 다윗(2사무 7,18-29 참조)과 하느님께 성전을 봉헌하며 백성을 대표해서 장엄한 기도를 바치는 솔로몬(1열왕 8,22-53 참조)이 있습니다. 

세 번째 중재자는 예언자들입니다. 구약성경의 예언자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이스라엘에게 전하는 일뿐 아니라 백성의 기도를 대신 또는 함께 바치는 직무도 수행했습니다. 특히 “민족과 도성을 위해 열심히 기도해 주는 분”(2마카 15,14)이라고 불리는 예레미야 예언자는 찬양이나 고백 혹은 간구 등 다양한 형식 안에 자신의 기도를 담았습니다. 백성들이 자신을 배척하는 어려운 상황 안에서도 그들의 구원을 위하여 하느님께 간구했으며(예레 10,23; 14,7-9; 19-22; 37,3 참조) 때로는 백성을 원망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기도 하였습니다(예레 15,10 참조). 

아모스 예언자 역시 불충실한 이스라엘을 멸망시키시려는 하느님 앞에서 뜻을 돌이키시기를 간절히 청하는 중재의 기도를 올렸고(아모 7,1-9 참조), 호세아 예언자는 이스라엘의 불충실로 깨진 하느님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진심에서 우러나온 기도를 드려야 함을 촉구하였습니다(호세 7,14 참조).

또한 성조 아브라함도 예언자로 불렸는데, 곧 멸망할 소돔과 고모라 땅 앞에서 용서를 구했던 것처럼(창세 18,22-32 참조) 그가 백성을 대신하여 하느님께 간청하는 역할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구약성경은 개인의 기도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기도도 중요하다고 말하면서 기도하는 이들 모두가 마음을 모아 중재자와 함께 하도록 권하고 있습니다. 나와 신앙을 공유하는 이들과 함께 같은 시간과 장소, 일치된 형식으로 바치는 기도는 하느님께서 기쁘게 들어주시고 받아주심을 기억합시다. ​ 

이상욱 안드레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