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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아빠(abb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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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2-08-24 조회 2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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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목소리가 ‘녹음된’ 것처럼 남아 있는 ‘아빠(abbà), 아버지’라는 아람어 단어들은 하느님의 신비에 연결되는 상징과 관련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마음속을 온통 예수님의 세상 전부로 젖어들게 하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우리가 아이가 아버지에게 “아빠”라고 부르는 것처럼 훨씬 더 친밀하고 더 감동적인 “아빠”라는 단어로 기도를 시작한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주님의 기도’를 기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이 기도를 발전시키려면 오로지 ‘아빠’라는 이 표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다시 말해, 모든 그리스도인 기도의 첫걸음은 신비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곧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아버지라는 인식 아래, 그분의 부성 안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은 기도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 어느 정도 우리의 아버지이신지를 이해하려고 우리들의 부모님의 모습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완벽한 부모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완벽한 부모나 완벽한 목자가 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결점이 있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한계와 이기주의적 모습을 지닌 채로 사랑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그래서 우리가 맺는 사랑의 관계는 이따금 다른 사람을 소유하려 하거나 조종하려는 욕구로 더럽혀집니다. 이러한 까닭에 때때로 사랑이 분노와 적대감의 감정으로 변해버리기도 합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바로 우리가 모두 우리 안에 좋지 않은 쓰디쓴 뿌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때로는 그것들이 밖으로 나가서 해를 입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말할 때, 특히 우리 부모님이 우리를 사랑하였다면, 그들을 생각하면서 한 걸음 더 멀리 나아가야 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바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불완전한 방법으로나마 맛볼 수 있는 온전한 사랑입니다.

‘하늘에’라는 표현은 거리감이 아니라, 사랑의 근본적인 다양함, 사랑의 또 다른 차원을 표현하려는 것입니다. 이는 지칠 줄 모르는 사랑, 늘 변함없는 사랑, 언제나 손닿는 곳에 있는 사랑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고 말하기만 하여도 그 사랑이 오기에는 충분합니다.

그러므로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 가운데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닙니다. 역경 중에 여러분의 지상 아버지가 여러분을 잊어버리고 여러분이 아버지에 대하여 분개한 적이 있다 하여도, 그리스도교 신앙의 근본적인 체험이 여러분에게서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이 하느님의 사랑스러운 자녀임을 알게 된 바로 그 체험 말입니다. 여러분의 삶 안에서 여러분을 향한 하느님의 열렬한 사랑의 불을 끌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도, 새 생명의 숨결」, 68-71쪽. 78-80쪽을 발췌 요약)​ 

이가진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