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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한국가톨릭학술상 특집] 공로상 정태현 신부(한님성서연구소)[가톨릭신문 2023-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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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3-10-04 조회 3,38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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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회 한국가톨릭학술상 특집] 공로상 정태현 신부(한님성서연구소)

평신도 성서·신학 연구 든든한 후원자

그리스도교 원천 연구 천착
평신도들이 매진할 수 있도록
연구 기회 주고 생활 기반 마련
“연구소 후원자들에 깊이 감사”

발행일2023-10-08 [제3362호, 9면] 

 

1998년 9월 20일 출범한 한님성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평신도 학자 중심 인재 양성과 성경을 떠받치는 그리스도교 원천 연구에 천착해 왔다. 교회 신앙 유산이자 신자들의 영적 양식인 그리스도교 원천을 소개하는 일은 오랜 세월과 인력, 또 막대한 재력을 투자해야 한다. 결과가 바로 드러나지도 않는다. 사반세기 시간 동안 연구소는 교회 학문 연구에 대한 관심도 미약하고 제대로 운영되는 연구소가 손에 꼽을 만큼 척박한 학문 풍토 속에서 60여 권에 이르는 연구 서적을 간행하며 한국 사회와 교회 안에 그리스도교 사상과 신앙의 원천을 밝히는 기초를 쌓았다. 그 중심에 소장 정태현 신부(갈리스토·전주교구 원로사목자)가 있다.


제27회 한국가톨릭학술상 공로상에 선정된 정 신부는 “개인에게 주어지는 수상이라 여기지 않고, 25년 동안 연구소가 걸어온 길과 이뤄낸 업적이 공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연구소를 통해 많은 일을 하신 하느님과 연구원들에게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 신부는 벨기에 루벵대학에서 성서주석학을 전공하고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연구소 설립에 앞서 주교회의 성서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새 성경’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여러 권의 성경을 번역해 한국성서학계에 성서연구 토대를 다졌다. 한국성서사도직협의회를 설립해 교구와 본당에서 체계적인 성경 학습과 연구 기회를 넓히는 등 성서사도직 활성화를 위해서도 노력했다.

 



말씀을 뿌리내리고자 하는 다양한 활동과 함께 연구소 설립으로 성서 연구를 조직화한 점은 중요한 업적이다. 무엇보다 ‘평신도’들이 성서 연구 또는 신학 연구를 평생 업으로 삼고 연구 생활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평신도 신학자 양성이 미비한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새로운 연구자들에게 연구 기회를 제공해 주고, 주택 등 생활 기반을 마련해주며 그 의지를 지속시켰다. 지원을 바탕으로 역량 있는 여러 학자가 배출됐다. 그간의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자 9명 중 3명이 대학이나 대학부설 연구소 소속이 아닌 한님성서연구소 출신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정 신부는 연구소가 짊어져야 할 몫을 얘기하며 “갈 길이 아직 멀다”고 했다. 성경과 성전 탐구를 뒷받침할 가장 원초적이고 가치 있는 문헌으로는 구약성경과 직결된 고대 근동 문헌과 랍비 문헌, 또 신약성경과 직결된 외경 문헌과 교부 문헌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이 분야 연구는 현재 거의 불모지와 다름없다고 정 신부는 지적한다. 평신도 인재 양성에 대한 정 신부의 소신은 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 필요성과도 맥을 같이한다.

교회의 기초가 되는 신학 또는 성경 연구에 대한 투자를 역설한 정 신부는 “한국교회 신학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그 핵심과 기초가 되는 성경과 성전 연구가 불가피하다”며 “이 자리를 빌려 수도회와 신자들의 관심을 요청한다”고 했다.

지난 9월 20일 연구소 창립 25주년을 맞아 미사를 봉헌한 정태현 신부는 “더 많은 학자를 양성하고 연구 실적을 내기 위해 하느님과 은인들의 도움, 기도가 필요하다”며 “연구소가 이어질 수 있도록 십시일반 후원해 주신 이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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