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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유섬이 묘, 초남이성지 흙·물·잔디로 봉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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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12-04 조회 2,2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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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년 신유박해로 호남의 사도 유항검 아우구스티노와 가족들이 모두 순교한 후 당시 국법으로 처형할 수 없었던 15세 미만의 세 자녀(유섬이 9세 거제도, 유일석 6세 흑산도, 유일문 3세 신지도 유배)가 있었다. 유섬이는 노비신분으로 초남이에서 머나먼 거제도까지 유배의 길을 떠나 거제 관아에 도착하였다. 그 후 거제부사의 호의로 읍에 사는 노파의 수양딸로 71세까지 독신으로 고결한 삶을 살았다.

2014년 유항검과 가족들이 복자품에 오르던 해 수원교회사연구소 하성래(아우구스티노)박사가 사헌유집이라는 조상의 책을 번역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유섬이 묘소는 한국천주교성지순례 167곳의 하나로 지정되어 전국의 많은 순례자들이 찾는 필수 순례코스이다. 그러나 거제도 유섬이 묘소에 순례자들과 10여 차례 순례를 갔지만 순례할 때마다 많은 분들이 봉분 위에 풀 한 포기 없이 메마른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던 전주 우전성당(주임=김훈 신부)바오로회원들이 성지순례 후, 유섬이 묘소에 초남이에서 잔디를 가져와 심었으면 좋겠다고 사목회때 제안, 김훈 신부의 지원과 초남이성지 담당 김성봉 신부의 배려, 관할성당(마산교구 거제성당)의 허락으로 시작되었다. 그래서 1114(유중철, 유문석 순교일) 우전성당 천사들의 모후pr. 단원들이 초남이에서 잔디채취 작업과 1115일 우전성당 반석회, 시몬회원들이 거제로 달려가 유섬이 묘소의 봉분에 초남이성지에서 가져온 흙과 함께 잔디를 심고, 함께 가져온 물을 뿌려주었다. 고향을 떠난 지 200여 년 만에 고향의 흙과 물과 잔디를 만나는 순간이었다. 또한 초남이성지 개발을 시작하신 김환철 원로 신부가 동행해 묘소 앞에서 미사를 봉헌했다. 돌아오는 길에 모두들 몸은 힘들고 무거웠지만 마음만은 오랫동안 풀지 못한 숙제를 푼 것 같은 행복한 마음으로 잔디가 잘 자라주기를 기도했다. 

|취재 : 한창님(교구 기자단), 사진 : 우전성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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