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목록
Home >

SNS 공유하기

제15호 태풍 루사 피해교구 수해 현장을 찾아서[가톨릭 신문 2002-09-08]

페이지 정보

작성일2010-01-22 조회 2,161회

본문

 다가올 겨울 생각하니 눈물만…

강릉지역

⊙…『악몽 같은 날이었다』

김영춘(바오로·62·춘천교구 강릉 노암동본당)씨는 제15호 태풍 「루사」가 몰고 온 폭우로 대피했을 당시를 회고하면서 기억하기조차 싫은 듯 고개를 내저었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8월 31일 오전7시경. 순식간에 집 마당까지 차오른 물을 보고 김씨는 몸을 우선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집 90세 노파와 70세 노파를 구조하느라 식당을 하는 김씨는 숟가락 하나 건지지 못했다.

⊙…태풍 「루사」가 지나간 9월 2일 오후, 강릉 시내 곳곳은 물빠진 뒤 말라붙은 토사가 날려 온통 황사 투성이었다.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맑게 갠 하늘을 보며 김씨가 돌아간 집에는 온통 흙 투성이 가재도구와 어디선가 떠내려온 대형냉장고 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지은 지 오래된 기와집이라 붕괴위험이 있어 접근하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황이다. 쓰레기 산으로 파묻힌 집 앞 도로는 사람 한 명 지나가기도 버거운 상황이다. 온통 악취 투성이의 쓰레기 더미 속을 헤치며 온전한 물건을 찾기 위한 수재민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그러다가 그냥 주저앉고 마는 사람들.

강릉시내 본당 중 가장 피해가 컸던 노암동본당(주임=정기원 신부). 강릉시내를 관통하는 남대천을 끼고 있는 노암동은 하천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 데다 지대가 낮아 침수 피해가 컸다. 노암동본당 전체 신자 735가구의 50% 이상이 이번 태풍이 몰고 온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었다.

⊙…성당에서 이틀째 생활하고 있는 한광수(율리아노·48)씨는 『복구가 시작된 1일 오후부터 신자가정을 방문하며 도움 줄 방도를 찾고 있다』면서 『하지만 전기가 끊긴 상태인 데다 씻을 물은 커녕 먹을 물조차 부족한 입장에서 어찌할 방법이 없다』고 한탄했다.

『무장공비 때문에 한번 들썩하고 다음 해에는 폭설이 쏟아지더니, 그 다음해에는 산불이 나고, 이제는 태풍이 왔습니다.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겨울을 어떻게 나야 할 지 막막할 따름입니다』

김천.성주지역

⊙…이번 태풍 「루사」는 김천지역도 강타했다. 9월 2일까지 파악된 김천지역 피해상황은 김천황금본당 신자 상가 침수 17세대, 가옥 침수 32세대, 농경지 침수 12세대 등 총 61세대며, 평화성당내 공동사제관 지하실이 침수됐으나 복구가 완료된 상태. 또한 대신성당 수녀원 뒷편이 토사로 침해받았으나 복구중이다. 신룡본당 신자 가옥 22세대가 침수됐으며, 개령지역 신자 논 1만평, 과수원 4000평, 화원 6000평, 양계장 등이 침수 피해를 입었다. 또 지좌본당 신자가 키우던 소 20마리가 물에 휩쓸렸다. 특히 지례성당 관할구역의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례성당이 자리하고 있는 지례면소재지가 완전 침수됐으며 인근 도로와 다리가 붕괴되는 등 상황이 심각, 피해 정도가 집계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김천황금본당 주임 전재천 신부는 9월 1일 주일 새벽미사 후부터 피해입은 신자들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고 있으며, 본당신자들을 수해당한 신자 가정으로 파견해 복구작업을 돕게하는 등 따뜻한 사목자로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대교구 사회복지회(국장=이정효 신부)는 교구장 이문희 대주교의 지시에 따라 수해지역 신자들을 위한 생필품을 교구 차원에서 지원하기로 결의하는 한편 이를 위해 각 본당에 공문을 발송할 예정.

⊙…김천황금본당 이무길(요셉·62)씨와 박청자(아가다·60)씨는 『50년 넘게 이 지역에 살았지만 이번같은 물난리는 처음』이라며 몸서리를 쳤다. 8월 31일 오후6시경부터 물이 차기 시작해 배수로가 역류하더니 금방 처마까지 물이 차올랐다며 정전된 컴컴한 밤에 살림살이 하나라도 건지려 애를 쓰다 지치고 만 자신들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짓기도.

⊙…대구대교구 가천 가톨릭청소년교육원도 이번 태풍으로 총 4000여평 규모의 캠프장 대부분이 피해를 입었다.

태풍이 휩쓸고간 자리에 남은 것은 방갈로 몇 채. 제2캠프장에 세워둔 정자를 비롯해 자연학습장과 야생화단지, 화장실 등도 전부 비바람에 휩쓸려갔다. 제3캠프장의 야외풀장과 공연장도 부서져내렸고, 관사가 지붕까지 침수돼 관리인들의 살림살이는 물론 전체 건물이 다시 사용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태풍의 피해는 성당 옆 교육관(제1캠프장)도 비켜가지 않았다. 지은 지 수십년 되는 교육관은 지붕에서부터 물이 새나와 1, 2층까지 천장 합판이 떨어져나온 상태로 사실상 새로 건립해야 할 상황.

광주지역

⊙…제15호 태풍 「루사」로 인해 광주대교구에도 주택침수는 물론 농작물 피해가 크게 발생했다.

광주대교구 나주본당(주임=송홍철 신부) 금천공소 지역은 추석을 맞아 출하를 앞두고 있는 배나무의 배 80%이상이 떨어졌으며 4만여 평의 벼가 넘어가 신자가정만 약 2억5000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4000여 평 과수원의 낙과 피해를 입은 손백열(마태오.70.나주본당 금천공소)씨는 『오는 5일께면 배를 수확할 계획으로 박스까지 모두 준비해 놨는데 수확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낙과 피해를 보게 돼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아픈 심정을 토로했다.

⊙…광주대교구 고흥본당(주임=장홍빈 신부) 지역은 8월 31일 400mm 이상의 폭우와 강풍이 몰아치면서 고흥천이 범람, 약 10여세대의 신자 가옥과 상가가 침수돼 집안의 살림살이며 가재도구가 온통 진흙탕물로 뒤범벅이 됐다. 특히 본당에서 운영하는 무의탁 노인을 위한 「로사리오 집」은 이번 비로 인해 완전히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으며 거주하던 6명의 할머니들은 신자들의 도움으로 본당 교육관에 대피,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마산지역

⊙…지난 8월 초순 집중호우로 많은 재난과 수재민이 발생한 마산교구는 이번 태풍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남해.산청.고성 본당 등 여러 본당 신자들의 가정이 시설 하우스 유실, 전답 침수, 축사 붕괴, 낙과 등의 피해를 입었다.

전북지역

태풍 루사는 전라북도 지역에도 집중적인 피해를 입히고 지나갔다. 9월3일 현재까지 전주교구 내 남원.무주.진안.장수.순창.임실 지역 신자들의 논밭이 유실돼 농작물 대부분의 수확을 포기했다.

특히 무주 시내를 가로지르는 남대천의 범람으로 무주본당 권장순(요안나)씨의 집이 완파됐으며, 마을 진입로 유실로 면 주민 전체가 고립되어있는 무풍면은 3일 현재까지 정확한 피해실태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임실본당 김행수(라파엘)씨가 임실군 성수면 화훼단지 침수로 카테이션 하우스 전체 피해를 입는 등 많은 신자들의 생계터전들이 무너져내렸다.

춘천교구 노암동본당 정기원신부 인터뷰

"어떻게 도움 줘야 할지?"

『성당이 피해를 입지 않아 신자들을 위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는 것만도 다행입니다』

하루종일 신자가정을 돌보느라 옷도 갈아입지 못한 반바지 차림의 정신부는 『흙탕물 범벅의 교우들 모습을 보면서 팔을 걷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평생 그렇게 많이 한꺼번에 오는 비는 처음 봤습니다. 비가 그친 뒤 고지대인 성당에서 바라 본 노암동 일대는 말 그대로 전쟁터였습니다』

정신부는 9월 1일 주일, 평소에 비해 1/3로 줄어든 주일미사 참례자들에게 피해 입은 교우들을 위해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정신부 자신도 9월 1일 오후부터 신자가정을 차례로 방문, 피해를 입은 신자들을 위로하고 일손을 도왔다.

『하지만 현재 피해를 입은 신자들이 너무 많습니다. 대부분 신자들 가정형편도 넉넉하지 못합니다. 본당에서 지원해 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엔 피해를 입은 신자들이 너무 많고 영세한 본당사정 상 여의치 못한 형편입니다』

정신부는 9월 3일 논밭이 형체도 없이 휩쓸려가고 가옥 전체가 침수돼 본당 내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금강리 공소를 방문한다고 전했다.

『피해 입은 신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없어 죄송할 따름입니다. 재기할 수 있는 힘을 얻기에는 수마가 휩쓸고 간 흔적이 너무 넓기만 합니다』

※도움주실분

우리은행 027-090139-13-008 재단법인 춘천교구

우리은행 111-138769-13-118 천주교 원주교구

외환은행 074-13-14027-1 천주교 마산교구

농협 843-01-070-856 재단법인 마산교구

농협 737030-56-033281 대구대교구 김천 평화본당 여창환 신부

사진말 - 가옥이 침수된 김천황금본당 한 신자 가족이 방안에 들어 찬 흙탕물을 쓸어 내고 있다.

사진말2 - 대구대교구장 이문희 대주교가 김천지역을 방문, 김천황금본당 이창만(요셉) 재무위원장에게 수재의연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말3 - 수마가 할퀴고 간 강릉지역 시가지에 쓰레기가 흉물스럽게 쌓여있다.

합동취재반

poster
포토소식 right_plus
  • 둔율동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성사

    둔율동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성사

  • 제35차 청년 성령 피정

    제35차 청년 성령 피정

  • 원평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

    원평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

  • 전가대연 농촌봉사활동

    전가대연 농촌봉사활동

  • 전국 소공동체 모임 개막미사

    전국 소공동체 모임 개막미사

  • 도통동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성사

    도통동성당 사목방문 및 견진성사

  • 제5회 하랑봉사단 창작프로그램 대회

    제5회 하랑봉사단 창작프로그램 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