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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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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마태 28,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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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5-20 08:40 조회227회 댓글0건

본문

성부, 성자, 성령이신 하느님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가까이 오셔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

 

오늘은 '삼위일체 대축일'이다.

하느님은 오직 한분이신데, 위는 성부, 성자, 성령, 세 분이시라는 교리이다. 이 교리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초대교회가 하느님의 내적 신비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되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마태 28,18)라고 하신 말씀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면서부터이다. 초대교회는 이 말씀을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부활시키시어 당신의 오른편에 앉히시고, 모든 창조물 위에 세우셨음을 입증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계시가 부활하신 예수님께 결정적으로 나타나심으로써 예수님의 신성을 믿게 된 것이다. 따라서 삼위일체에 대한 교리는 하느님의 신비이다.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는 구원의 역사 안에, 하느님의 신성이 성부, 성자, 성령의 모습으로 나타나셨음을 믿는 신비이다. 교회는 800년경부터 삼위일체 축일을 지냈으며 1334년 교황 요한 22세 때에 로마 전례력에 들어오게 되었고, 이때부터 로마 교회는 성령강림 다음 주일에 삼위일체 대축일을 지내고 있다. 우리는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을 맞이하여 구원의 역사 안에 나타나신 하느님의 내적 신비와 계시를 묵상해야 할 것이다. 

하느님의 구원 역사 안에 나타나신 하느님의 본성인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스라엘 역사 안에 하느님은 오직 한분이시고 유일하신 분이셨다. 성서에 '한 처음'(창세 1,1) 하느님께서 계셨고, 그분의 존재는 아무 설명이 필요 없는 근본적인 사실로 나타난다. 하느님께서는 시작도 없으시고, 끝도 없으시고, 성장도 없으시다. 일찍이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불러 당신의 모습을 처음으로 드러내셨고, 그와 그 후손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하느님이심을 믿게 하셨다. 그리고 하느님께서는 이집트에서 종살이하던 백성을 불러내시어 약속의 땅으로 인도하시기까지 항상 이스라엘과 함께 계셨다. 하느님께서는 유일하시고, 그분의 사랑은 영원하시다. 오늘 제1독서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가르친다.

"너희는 너희 하느님 야훼께서 너희를 위하여 에집트를 어떻게 치셨는지 눈으로 보지 않았느냐? 모두들 두려워 떨게 하고 온갖 표적과 기적을 행하며 억센 손으로 치고 팔을 뻗어 싸우면서 한 민족을 딴 민족의 손아귀에서 빼내어 자기 백성으로 삼으려고 나선 신이 있었느냐?"(신명 4,34)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위대하신 업적을 상기시키면서 유일하시고 위대하시며 사랑이 넘치시는 하느님만을 섬기게 한다. 그리고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오직 야훼 하느님만을 마음에 새기게 한다.

"그러니 너희는 분명히 알아라. 그리고 마음에 새겨 두어라. 야훼 바로 그분이 위로 하늘에 계시고 아래로 땅 위에 계시는 하느님이시다! 그분밖에 다른 하느님은 없다"(신명 4,39).

출애굽기에 보면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 하느님은 나 야훼다. 바로 내가 너희를 에집트 땅 종살이하던 집에서 이끌어 낸 하느님이다.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출애 20,2-3)라고 말씀하신다.

이스라엘 민족의 유일신 사상은 형이상학적 사상이나 정치적 통합, 혹은 종교적 진화의 결실로써 얻어진 것이 아니다. 유일신 사상은 일종의 신앙고백으로서 이스라엘의 신앙과 함께 발생하였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들의 역사 안에서 오직 한분이시고 위대하신 야훼 하느님을 체험하며 굳게 믿었다. 유일하신 야훼 하느님은 이스라엘의 신앙 자체였다. 이사야 예언자는 '야훼의 말이다. 너를 뽑아 내 종으로 세운 것은 세상으로 하여금 나를 알고 믿게 하려는 것이요, 나밖에 없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려는 것이다. 손으로 빚은 신이 나보다 앞서 있을 수 없고 후에도 있을 수 없다. 나, 내가 곧 야훼이다. 나 아닌 다른 구세주는 없다'(이사 43,10)라고 말했다.

그런데 유일하시고 오직 한분뿐이신 야훼 하느님께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 자신을 결정적으로, 또 완전히 계시하셨다. 요한은 '일찌기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 주셨다'(요한 1,18)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마태오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말씀을 이렇게 전한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리고 너희는 가서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18-20).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하느님께서 가지신 권한이 당신에게 있음을 분명하게 말씀하신다. 하느님이심을 드러내신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내가 너희에게 명한 모든 것을 지키도록 가르쳐라' 하고 말씀하신다. 이는 시나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계약을 맺으시며 명하신 하느님의 말씀을 떠올리게 한다. 

"이제 너희가 나의 말을 듣고 내가 세워 준 계약을 지킨다면 너희야말로 뭇 민족 가운데서 내 것이 되리라"(출애 19,5).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신 이 말씀처럼 예수님께서도 이와 비슷한 말씀을 하시면서 하느님의 권위를 드러내시고, 하느님 자체이심을 계시하신 것이다. 요한 복음사가 역시 '영원한 생명은 곧 참되시고 오직 한 분이신 하느님 아버지를 알고 또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요한 17,3)라고 말하면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같은 하느님이심을 증언하고 있다.

초대교회는 이러한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면서,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본성을 지니신 하느님이심을 고백하였다. 그리고 하느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내신 성령에 대해서도 같은 하느님이시라고 고백한다. 예수님께서 보내신 성령께서도 같은 하느님의 본성을 지니신 분이심을 믿었던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2독서에서 이렇게 말한다.

"누구든지 하느님의 성령의 인도를 따라 사는 사람은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여러분이 받은 성령은 여러분을 다시 노예로 만들어서 공포에 몰아 넣으시는 분이 아니라 여러분을 하느님의 자녀로 만들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성령에 힘입어 하느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릅니다'(로마 8,14-15).

성령께서는 곧 하느님이시다. 이렇듯 하느님께서는 한분이시며, 당신의 구원역사 안에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모습으로 계시하셨다. 예수님께서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신 성삼위의 신비적 동일성을 우리에게 계시하셨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는 오늘 복음에서처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당신의 제자로 삼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고 하신다. 삼위일체 교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어 구원의 역사 안에서 보여주신 당신의 내적 신비이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한분이시며, 위는 성부, 성자, 성령이시라는 삼위일체 교리를 굳게 믿으면서 하느님의 깊은 사랑에 감사해야 한다.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을 내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