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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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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승천 대축일(마르 16,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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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5-05 15:33 조회246회 댓글0건

본문

승천과 부활


"주님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을 다 하시고 승천하셔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셨다"(마르 16,19).

 

오늘은 '주님 승천 대축일'이다.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주님 승천 대축일을 부활 40일째 되는 부활 제6주간 목요일에 지내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부활 제7주일로 옮겨 지낸다. 교회는 오늘 전통적으로 전 신자들과 함께 야외로 나가 미사를 봉헌하면서 주님께서 영광스럽게 승천하시어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심을 묵상하고 부활의 기쁨을 나눈다. 기쁨이란 우리도 언젠가는 부활하여 하느님의 나라에 들게 될 것이라는 희망이다. 이제 우리는 주님 승천 대축일로 주님께서 부활하신 마지막 부활 시기의 한 주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한 주간 동안 주님의 부활과 승천을 생각하면서 예수님께서 참으로 하느님의 아들이시라는 믿음을 굳게 간직해야 한다. 그러면 오늘 주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날을 맞이하여 승천에 대한 종교적인 사상과 성서 안에서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승천이란 지상에서 하늘로 올라가는 현상이다.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비천한 상태에 계시다가 높이 들리신 것으로, 그리스도의 초월성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영광에 들어가셨음을 말한다.

신의 승천은 신화에서 널리 쓰이는 주제이다. 시편에서도 이를 이렇게 노래하고 있다.

"웬일이냐, 너 새벽 여신의 아들 샛별아, 네가 하늘에서 떨어지다니! 민족들을 짓밟던 네가 찍혀서 땅에 넘어지다니! 네가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 아니하였더냐? '내가 하늘에 오르리라. 나의 보좌를 저 높은 하느님의 별들 위에 두고 신들의 회의장이 있는 저 북극산에 자리잡으리라'"(이사 14,12-13).

신들이 사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하늘, 즉 '하늘'이라는 말로써 신을 비유적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세계 모든 민족들이 자연적으로 가지고 있는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늘은 신들이 사는 곳이다. 이스라엘도 예외는 아니어서 성서 도처에 이러한 사고방식이 반영되어 있다. 그래서 땅은 하느님의 발판이고 사람이 사는 곳이며, 하느님께서는 지상의 인간을 방문하시려고 하늘에서 내려오시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신다. 성서에 "하느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하실 말씀을 다 하시고 그를 떠나 올라 가셨다"(창세 17,22)라고 나온다. 하느님께서 파견하신 영께서도 하늘에서 내려오시고, 하느님의 말씀도 일을 마치면 하느님께로 다시 돌아간다. 또한 하느님과 함께 하늘에 사는 천사들도 사명을 위하여 하늘에서 내려오고 다시 올라간다(판관 13,20). 이러한 상승 하강으로 하늘과 땅이 연결되었음을 성서는 이렇게 말한다.

"그는 꿈에 땅에서 하늘에 닿는 층계가 있고 그 층계를 하느님의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하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창세 28,12)

그러나 인간은 이러한 내왕을 할 수가 없음을 성서는 분명히 하고 있다. 하늘로 올라가려고 망상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자만심의 발로일 뿐 아니라 불가능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기도가 하늘에 오르고, 하느님께서 시나이산이나 시온산에 내려오시어, 거기에 올라온 인간을 만나주시는 것만으로도 무상의 영광이었다.

그런데 성서에 예외적으로 하늘에 오른 사람이 있다. 하느님의 힘으로 하늘에 올려진 특은을 받은 사람은 에녹(집회 44,16)과 엘리야(2열왕 2,11) 등 선택된 사람들이었으며, 또한 사람의 아들이 승천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다니엘서를 보면 '사람의 아들'이 승천하는 모습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밤에 또 이상한 광경을 보았는데 사람 모습을 한 이가 하늘에서 구름을 타고 와서 태고적부터 계신 이 앞으로 인도되어 나아갔다"(다니 7,13).

이러한 성서적 우주관에 의해서 보면 부활하시고 성부 오른편에 오르시어(사도 2,33-34) 왕좌에 앉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늘에 오르셨다는 표현은 당연한 것이다. 이러한 믿음으로 보아 실제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승천은 물리적 현상으로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말이 아니라, 신학적으로 하느님이신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셨다는 말이다. 초기 사도들의 신앙고백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성부 오른편에 좌정하셨다는 말로 승천하셨음을 표현하였다. 따라서 승천은 예수님의 부활과 동시에 이루어진 것이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이시기에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심과 동시에 하늘로 올라가신 것이다. 요한 복음사가의 말대로 당신이 원래 계신 곳으로 돌아가신 귀향이다. 오늘 복음서에서도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부 오른편에 앉으셨음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주님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을 다 하시고 승천하셔서 하느님 오른편에 앉으셨다"(마르 16,19).

바오로 사도 역시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하늘나라에 불러 올리셔서 당신의 오른편에 앉히셨음을 오늘 제2독서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그 능력을 떨치시어 그리스도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려 내시고 하늘 나라에 불러 올리셔서 당신의 오른편에 앉히시고 권세와 세력과 능력과 주권의 여러 천신들을 지배하게 하시고 또 현세와 내세의 모든 권력자들 위에 올려 놓으셨습니다"(에페 1,20-21).

예수님의 승천은 하느님의 신성을 드러내신 것이며, 그리스도이신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심을 증언하는 것이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께서 권세와 세력과 능력과 주권의 여러 천신들을 지배하신다고 말하고 있고, 또한 현세와 내세의 모든 권력자들 위에 올려놓으셨다고 말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교회는 신학적으로 의미 깊은 예수님의 승천을 특별히 묵상하기 위하여 부활하신 후 40일이 되는 이 날을 인위적으로 정하여 승천 대축일로 기념한다. 그런 의미에 대해서는 지난해(가해-주님 승천 대축일)에 설명이 되었기 때문에 생략하고,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에 앞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오늘 복음을 살펴보자.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기에 앞서 열한 제자들에게 나타나시어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겠지만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다"(마르 16,15-16).

제자들을 파견하시는 말씀이다. 예수님께서는 승천에 앞서 제자들에게 온 세상을 두루 다니며 모든 사람에게 이 복음을 선포하라고 하신다. 즉 승천에 앞서 마지막으로 당부하신 것은 '이 복음을 선포하여라'이다. 그리고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증언을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받을 것이나 믿지 않는 사람은 단죄를 받을 것이라고 하시며,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주님을 믿는데 구원이 있음을 알려주신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신다.

"믿는 사람에게는 기적이 따르게 될 것인데 내 이름으로 마귀도 쫓아내고 여러 가지 기이한 언어로 말도 하고 뱀을 쥐거나 독을 마셔도 아무런 해도 입지 않을 것이며 또 병자에게 손을 얹으면 병이 나을 것이다"(마르 16,17-18).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믿는 증인들에게 신적인 권능을 주신다. 이 신적인 권능은 복음을 선포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증언하는데 쓰이도록 주신 것이다. 그리고 복음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다.

"주님이신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을 다 하시고 승천하셔서 하느님의 오른편에 앉으셨다. 제자들은 사방으로 나가 이 복음을 전하였다. 그리고 주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셨으며 여러 가지 기적을 행하게 하심으로써 그들이 전한 말씀이 참되다는 것을 증명해 주셨다"(마르 16,19-20).

이 말씀으로 볼 때 예수님의 승천은 세상을 피하시어 제자들의 곁을 떠나신 것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항상 함께하시기 위해서 승천하신 것임을 알 수 있다. 즉 힘이 되어주실 성령을 주시기 위해서 승천하신 것이다. 주님의 승천은 우리와 항상 함께하고자 하시는 하느님의 깊은 사랑이다. 오늘 제1독서에서는 예수님의 승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예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하셨는데 마침내 구름에 싸여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셨다"(사도 1,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