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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복음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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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 대축일(루가 1,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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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8-12 08:49 조회1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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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의 딸, 성모 마리아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루가 1,42-43)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이다.
성모 마리아가 하늘로 불려 올라가심을 기념하는 날이다. 교회는 오늘 하느님께서 성모 마리아를 하늘로 불러 올리셨음을 감사드리면서 성모 마리아의 믿음과 신앙을 묵상한다. 하느님께서는 마리아에게 특별히 은총을 내리시어 주님의 어머니가 되게 하시고 당신의 나라에 승천케 하셨다. 성모 마리아는 참으로 복되신 어머니이셨다.
복음사가들은 주님의 현의를 깊이 깨닫게 됨에 따라 성모 마리아의 역할을 의식하게 되었고, 주님과의 불가분의 관계를 도외시할 수 없었다. 특히 루가 복음사가는 복음서 첫 부분에서 성모 마리아를 주인공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사도행전에서는 교회가 탄생할 때 마리아가 제자들과 함께 다락방에서 기도한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루가 복음사가는 팔레스티나 전승을 토대로 하여 율법을 충실히 지키는 여인으로, 구약성서의 구절을 인용하여 하느님의 사자에게 응답하는 경건한 유다 여인으로, 하느님께 순종하는 대표적인 유다의 여인상으로 성모 마리아를 소개하고 있다. 성모 마리아는 주님의 어머니일 뿐 아니라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교회가 탄생할 무렵에 제자들의 어머니로서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큰 영향을 주었음을 볼 수 있다. 이렇듯 성모 마리아는 주님의 어머니이며 교회의 어머니로서, 또한 한 신앙인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다하였다.
마리아라는 이름은 아라메아어로 '공주'나 '귀부인'을 뜻한 것으로 전해진다. 성모 마리아는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지극히 사랑하면서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신앙인이었다. 따라서 성모 마리아의 영보와 엘리사벳을 방문한 장면에서, 성모 마리아는 구약의 전통에 따라 하느님의 백성을 상징하는 '시온의 딸'로 등장한다.
"이 말을 들은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하고 대답하였다"(루가 1,38).
하느님의 말씀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며 따르는 티없이 깨끗한 처녀 '시온'의 자세를 보여준다. '시온'이란 명사는 구약에서 150번 이상 나온다. 우선적으로 시편에서 의인화되어 나오는데 애가, 예언서들 특히 이사야 예언서에 자주 등장한다. 시온이라는 말은 지리적으로 B.C. 1000년경 다윗이 점령했던 가나안의 도성, 당시 다윗의 도성인 예루살렘의 남동쪽 언덕을 전부 포함하고 있는, 성벽으로 둘러싸인 읍 전부를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온에 종교적인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은 야훼의 궤를 고대 남동쪽 도성에 옮겨 옴으로써 이루어진다. 야훼의 궤에 대해 성서는 "다윗은 미리 성막을 쳐서 마련해 놓은 자리에 야훼의 궤를 모셔 놓고 야훼께 번제와 친교제를 드렸다"(2사무 6,17)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시온은 하느님의 성, 즉 큰 왕의 성을 의미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시온은 거룩한 산, 하느님께서 거주하시는 선택된 장소, 하느님의 지성소, 순례자의 목적지, 구원의 장소, 예배와 찬양을 드리는 장소를 뜻하게 되었다. 이로써 시온은 성전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 된다.
"당신의 성전을 짓밟은 자들에게 하느님 야훼께서 복수하셨음을 시온에 알리는 소리를"(예레 50,28).
시온이 성전과 깊은 관계를 가지면서 '예루살렘'과 함께 단순한 동의어적 병행어로 쓰이게 된다. 이사야서에서도 시온과 예루살렘을 같은 의미로 함께 쓰고 있다.
"너, 시온아. 높은 산에 올라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 너, 예루살렘아. 힘껏 외쳐 기쁜 소식을 전하여라"(이사 40,9).
'시온의 딸'은 누구인가? 그 후 시인들과 예언자들은 '시온', 또는 '시온의 아들들과 딸들'을 그들의 정확한 지리적 위치가 언덕이든 도시의 한 지역이든지 간에 예루살렘 주민들로 나타낸다. '시온의 딸'이라는 구절은 예루살렘 도성 전체의 아름다운 여인처럼 의인화로, 또는 의인화의 필요성으로 쓰여진다. 따라서 시온의 딸은 전 이스라엘 백성으로 의인화한 것이다. 이처럼 시온의 '아들들과 딸들, 또는 자녀들'은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반복되는 '처녀 딸 시온'이라는 구절은 도성이 야훼 하느님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침범당할 수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야훼 하느님의 돌보심으로 순수성을 유지하는 처녀 시온의 딸이 영원히 지속될 것임을 묘사하였다.
"시온의 딸, 처녀가 너를 비웃고 멸시하리라. 네가 퇴각할 때 예루살렘의 딸이 그 머리를 들리라"(이사 37,22).
"내 눈에서는 밤낮으로 눈물이 흘러 울음을 그칠 수가 없구나. 처녀 같은 내 딸, 이 백성이 심하게 얻어맞아 치명상을 입었다"(예레 14,17).
예언자와 시인들은 그들의 사랑하는 시온, 예루살렘을 깊이 생각하면서 그 거룩한 성이 유린당하고 비참해진, 또는 지금 막 그렇게 되려는 아름다운 처녀로 인격화했다. 이제 성모 마리아에게 깨끗하고 맑은 처녀 '시온의 딸'이라는 명칭이 부여된다. 따라서 '기뻐하소서'라는 천사의 인사말은 당시의 일반적인 인사용어가 아니라 보다 깊은 의미, 즉 당신의 거룩한 도성에 메시아께서 내림하셨다는 약속을 상기시키고 있다.
"수도 시온아, 환성을 올려라. 이스라엘아, 큰 소리로 외쳐라. 수도 예루살렘아, 마음껏 기뻐하며 축제를 베풀어라"(스바 3,14).
수도 시온의 환성과 큰 소리와 기쁨과 축제가 성모 마리아에게 주어진다. 그리고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은 사람을 의미하는 '은총을 가득히 받은 이여'라는 칭호는 서민을 지칭하는 전통적인 전표 중에서 애가에 나오는 규수를 연상케 한다.
"아, 그렇듯 붐비던 도성이 이렇게 쓸쓸해지다니, 예전에는 천하를 시녀처럼 거느리더니, 이제는 과부 신세가 되었구나. 열방이 여왕처럼 우러르더니 이제는 계집종 신세가 되었구나"(애가 1,1).
밤마다 눈물과 한숨 소리로 지새는 이 신세 가련한 처녀에게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 주어질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멸망과 폐허로 얼룩진 예루살렘에 하느님의 은총으로 메시아가 탄생하시리라는 예고이다. 그런데 하느님의 이 은총이 메시아의 잉태로 마리아에게 주어지고 있다. 성모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방문했을 때 엘리사벳은 이를 알고 인사말을 한다.
"모든 여자들 가운데 가장 복되시며 태중의 아드님 또한 복되십니다. 주님의 어머니께서 나를 찾아 주시다니 어찌된 일입니까? 문안의 말씀이 내 귀를 울렸을 때에 내 태중의 아기도 기뻐하며 뛰놀았습니다. 주님께서 약속하신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으니 정녕 복되십니다"(루가 1,42-45).
엘리사벳은 성모 마리아를 '복된 여인'으로, '주님의 어머니'로 부른다. 엘리사벳의 말을 듣고 성모 마리아는 그 유명한 '마리아의 찬가-마니피캇'을 노래한다. 성모 마리아가 노래한 찬가는 성모 마리아 자신의 개인적 감사이기보다는, 아브라함 일족의 대변인으로서의 감사와 기쁨을 나타내고 있다. 이는 오늘날 하느님께 드리는 우리 자신의 노래이면서 교회 공동체의 찬가이기도 하다.
성모 마리아는 항상 하느님의 백성을 대표하면서 하느님께서 계시해주시는 구원 계획에 동의하고 동참하였다. 성모 마리아의 이러한 역할을 놓고 볼 때, 주님께서 함께 계시는 시온의 딸이라든가, 어머니로서의 역할로 인하여 새 예루살렘이라고 불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성모 마리아는 주님의 어머니이며 교회의 어머니이고, 또한 우리의 어머니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성모 마리아를 신심 깊은 우리의 어머니로 정성을 다하여 공경해야 한다. 오늘은 참으로 우리 신앙인들에게 있어서 기쁨과 행복이 넘치는 날이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주님의 어머니이며 우리 신앙인들의 어머니를 하늘로 불러 올리셨기 때문이고, 이는 장차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승천을 보여주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